요즘 나는 고요하다.
고요하고 적막 속에 있다. 약간의 즐거움과 슬픔을 느끼고 때로 불행하기도하고 행복하기도하다.
그저 가만히 서서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바라본다. 재미있는 것도 있고 별로인 것도 있다. 그냥 그것들을 온전히 있는 그대로 느낀다.
현재에 충실하려고 한다.
한때 거창한 것들을 해내고자 들떠있던 때가 있었는데, 그런 것들을 열망하고 해내지 못하는 내가 부끄럽고 슬펐다. 그런 열망을 가지는 내 모습이 부끄럽지는 않지만 부지런히 수행하지 못하는 내 모습에 스스로 무너져버리기도 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현재에 조금 더 집중하기로 했다. 미래의 내 모습을 스스로 규정짓고 그리지 않기로 했다. 나의 현재가 미래를 만들겠지.
그래서 나는 고요해졌다. 고요하고 적막한 이 방 안의 내가 좋다.
많이 힘들었다. 큰 상실은 나를 잃게 했다.
마음과 목표를 잃고 망망대해에 노를 잃은 배처럼 흘러갔다. 온갖 생각들이 내 머리 속을 휘젓고 섞여갔다. 누군가는 나에게 힘든 것들을 글로 적어보라고 했지만 쉽지 않은 일이었다. 쓰려고하면 심장과 명치 사이 어딘가가 많이 아렸다. 생각은 머리 속에서 이리저리 휘몰아쳤지만 휘발되어버리고 다시 또 새로운 생각이 들어찼다. 되돌리고 싶기도하지만 아마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을 것 이다.
그래서 눈 앞에 놓인 것들에 집중할 수 밖에 없었나보다.
보이지 않고 잡히지 않고, 갈구하지만 제어하지 못하는 것들에 대한 나의 큰 마음들이 아직은 나에게 큰 상처로 남아있어서. 아직은 나를 위로하고 사랑하는 일부터 할 수 밖에 없는가보다.
불완전했던 나, 그리고 주변에 함께 했던 사람들에게 미안했던 것들. 하지만 행복한 한때의 우리. 앞으로 나는 나를 찾고, 내가 미안했던 사람들은 그냥 행복하면 좋겠다는 마음. 나는 다시 고요 안에서 현재에 충실하며 진실된 사람이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