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거창하지만 편도 수술을 한지 두 달되었다는 소리다.
그정도로 나에게 편도선염은 큰 시련이고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걸림돌이었다.
수술을 위해 상담할 때마다 의학적으로 간단한 수술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멀쩡히 붙어있는 생살을 잘라내는 수술과 그 이후 회복 과정이 쉽지는 않다. 그래서 앞으로의 작은 고통들을 없애기 위해 짧은 기간이지만 아주 극심한 고통을 이겨내어야하는 수술을 결심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나름 최근의 나의 삶에서 큰 이벤트로 결심해서 잘 해낸 일이라고 생각한다. 어느덧 수술 한지 두 달이 되고나니 아주 과거의 일이 된것만 같은 느낌이다. 어느새 희미하게 수술의 고통과 주변에서 나를 많이 도와준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만 남아있다.
지금은 날때부터 편도가 없던 사람인 것처럼 생활하고 있다. 수술이 아주 성공적이었다는 반증인 것 같다.
두 달 전 수술까지 전신 마취라는 말에 두렵고 꽤 도전이 되는 일이었는데 지금은 그때의 기억이 그렇게 크게 느껴지지는 않는 것 같다. 신기하다. 인간의 망각이라는 것이 이런 것인가 싶다.
아무튼 요즘 나는 편도선과 관련된 것에 대해서는 매우 행복하다. 주변에서 나의 안부를 묻다보면 어느새 나는 이 수술에 대해 찬양하는 홍보비슷한 것을 하고 있다.(편도가 어디에 붙어있는지 모르는 사람도 더러 있다.)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선, 후천적 불리함이 있고 나에게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환경적인 요인이 있을텐데, 하나씩 이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이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이것들은 매우 개인적이기 때문에 내가 이것을 해결한다고 해도 주변에서는 잘 모를 수 있다. 그런데 스스로는 매우 크게 느끼는 경우가 있다.
수술을 하고난 지금 나는 최소한 신체적으로는 매우 행복하다.
편도선 수술 2달 후
- 편도가 있던 자리가 주변 다른 살들과 거의 같은 표면을 가지고 있는 상태이다.
- 당연히 통증은 없다.
- 스트레스나 신체적 피로도가 올라가는 경우에 편도선염에 대한 걱정이 사라져 심리적 스트레스가 매우 적다. 실제로 편도선염에 아직 한번도 걸리지는 않았다.
- 코감기 2번 정도를 걸렸다. 그중 1번은 조금 심한 감기였는데 코감기 2번 모두 약국 약으로 해결했다. 작년 같았으면 편도선염이 동반되어 몸살 기운이 매우 심했을 것이다. 당연히 병원을 갔을 것이고 항생제까지 먹었을 확률이 높다...
- 이전에는 편도선 부위의 청결에 대한 약간의 강박이 있었다. 지금은 그러한 강박이 사라졌고 실제로 입 안이 청결하다고 느껴진다.
- 편도선 수술한지 1달 정도 되었을때까지 물이나 입안의 침에 사레를 자주 들렸다. 나의 생각이지만.. 아마 기존에 액체를 삼키는 근육의 동작은 그대로인데 있던 편도선이 사라지니 장애물 하나가 사라져 몸이 적응을 못하는게 아닌가 싶다. 2달이 갓 지난 지금은 빈도가 많이 떨어져서 거의 의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