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올해가 끝나가고 새해가 다가오는 와중에 조심스럽게 내년의 내 삶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조심스러운 이유는 나의 성향 때문인데, 항상 어떤 일을 시작하거나 진행할때 신중하고 생각이 많은 편이다. 너무 신중해서 소극적인 경우도 있고 생각이 많아지면서 그 생각에 매몰되어 고통 받기도 한다. 어쨌든 기대감을 가지는 이유는 새로운 일을 하고자 내년에 계획하는 것들과 나의 건강에 관한 것이다.

 

 올해는 내 건강이 스스로에게 굉장한 이슈이고 큰 스트레스였다. 큰 질환이 있던 것은 아니었지만 편도선염으로 인해 몇 달을 제외하곤 매달 절반이 좀 안되는 기간을 크고 작은 편도선염에 시달렸다. 심하게 아프지 않으면 컨디션이 매우 좋지 않아도 회사 업무와 개인 일정을 소화해야했다. 컨디션이 좋지 않으니 일에 능률이 오르지 않았고 일이나 사람을 대하는 나의 감정이나 태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개인 시간에 운동이나 취미, 자기 계발 활동을 하고자 하는 의욕이 있어도 당장 아프니 뒤로 미루고 당장은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하곤 했다. 이런 나의 몸 상태에 억울하다는 생각이 많았다. 휴식 시간을 생산적으로 보낼 때 가장 만족감을 느끼는 편이다보니 이런 경우가 잦아지면 만족감에 대한 결핍으로 이어진다. 아마 이런 이유들이 모여 수술을 결심한 것 같다.

 

 이제 수술을 했으니 내년에는 어린 시절부터 오랫동안 지긋지긋하게 따라다녔던 편도선염과 많이 멀어질 수 있을 것이다. 좀 더 꾸준히 운동하고 야외에서 가능한 취미 활동, 에너지가 필요한 자기 계발 활동들을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꽤나 큰 기대감에 내년에 할 운동이나 개인 프로젝트 같은 것들을 미리 계획하고 준비하고 있다. 22년도 연말에 올해를 준비하며 했던 회고 내용 중에 내가 세운 키워드가 '꾸준함'이었다. 내년에는 진정하게 '꾸준한' 건강을 유지할 수 있기를.

 

 내년에는 하고자하는 좋아하는 일들이 있다. 작은 서비스를 출시해 수익을 이끌어 내보는 것. 러닝을 시작해 꾸준하게 지속하는 것. 블로그 글을 꾸준하게 쓰는 것. 유명한 책들을 하나 씩 읽어 나가는 것. 그림을 그려 개인 sns계정에 꾸준히 올려나가는 것. 재미나게 내년에 지속적으로 해나가면서 생산적으로 삶을 즐기는 내 모습이 기대된다.

 

 항상 그래왔듯이 내년에도 주변에 휘둘리지 않고 내 신념과 가치관대로 주체적으로 살아가고 하나씩 즐겁게 성취해나가자. 건강을 챙기고 주변 사람들을 사랑하면서.

 

 

D+8~11(수술 후)

  • 상처가 본격적으로 아물고 새 살이 돋아나면서 더 심해졌던(아마도) 통증이 확연히 가라앉았다. 수술 후 9일 차부터 확연히 가라앉은 것 같다.
  • 진통제를 굳이 먹지 않아도 괜찮은 정도의 통증이 남았다. 병원에서 준 가글(일 3회)이 통증 완화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따로 경구 복용은 취침 전에만 하고 있다.(취침 시간이 길기 때문에 숙면을 위한 정도, 통증 때문에 깨거나 하지는 않음)
  • 일반식을 시작. 비교적 염도가 있는 음식을 섭취해도 목에서 느끼는 통증이 참을만 하다. 아직 상처가 완전히 아물지 않았기 때문에 맵거나 거친 음식은 시도하지 않았다.
  • 냉면, 파스타, 리조또 같은 음식이 먹기 좋다.
  • 3일 뒤 수술 후 2주 후 수술 경과 확인을 위해 진료가 되어있어 완전히 회복까지 잘먹고 잘쉬는게 좋을 듯하다.
  • 수술 전에 수술 후 통증으로 인해 걱정이 많았는데 다행히도 엄청 심한 편은 아니었던 것 같다. 고통스럽게 아픈 순간도 있었지만 지금의 고통이 결국 편도가 사라진 행복한 미래(?)를 위한 일이라고 생각하니 오히려 좋았던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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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도선 수술 후에 휴가를 쓰고 며칠 째 본가에 내려와 생활하고 있다. 통증이 꽤 심하다보니 진통제 없이는 버티기 힘든 상태이지만 복용하고나면 몇 시간은 꽤 괜찮다. 본가에 내려온 후로 한번도 밖으로 외출한 적이 없었는데, 엄청 춥기도 했고(저번 주까지 이례적으로 기온이 높다가 이번 주에 급작스럽게 한파가 닥쳤다.) 통증이 심해서 나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오늘은 걷고 싶기도하고 햇빛도 쐬고 싶은 마음에 외출하기로 했다.

 

 어디로 나가서 산책을 좀 하고 올까 고민하다가 어린 시절에 살던 동네로 정했다. 지금 본가가 있는 아파트 단지에서 한 블록 떨어진 곳에 있는 빌라 단지인데, 꽤 근처이긴해도 단지 안으로 들어가 걸을 일이 없어 오랜만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몇 해 전에도 혼자 가서 둘러보고 온 적이 있다. 그때도 이 곳 저 곳을 돌아다니면서 옛 기억을 추억한 적이 있었는데, 참 신기하게도 지금 내 기억에 그려지는 그 동네의 모습은 여전히 어린 시절 내 눈에 담겼던 모습이다.

 

 동네 초입부터 참 반가웠다. 7살 때 멀리서 이 곳으로 이사와서 초등학생 때까지 보냈던 곳이다. 어린 시절에 친구들과 뛰놀던 동네 곳곳을 다시 내 눈으로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생각하기에 꽤 재밌는 방법으로 추억한 것 같은데, 다음 골목을 들어가기 전에 잠깐 멈춰서 머릿 속에 남아있는 그 시절 풍경이나 기억들을 떠올려봤다. 그리고나서 골목을 들어가 그 풍경, 기억들과 비교하며 즐겼다. 남아있는 건물도 있고 미처 기억 나지 않았지만 지나면서 떠오르는 기억도 있었다. 친구들이 살았던 빌라 건물도 하나 씩 찾아가며 구경하고 놀러 갔던 친구들 의 집 내부 구조도 떠올려봤다. 참 신기하게도 구조도 기억나고 뭐하면서 놀았는지도 기억이 난다. 내가 살았던 빌라도 여전히 남아있었는데 추억할 수 있게 남아있어서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잔잔한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했다. 동네 구석구석에서 누구와 어떤 일이 있었는지 꽤 선명하게 기억나니 즐거웠다. 그때는 하교하고 나면 집에 가방 던져놓고 저녁 먹기 전까지는 하루 종일 밖에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참 다양한 추억이 동네 곳곳에 박혀있다. 이런 기억들을 20년 넘게 지난 지금 추억할 수 있다는 게 참 행복하다. 같은 길을 다시 돌아와서 걷고 뒤돌아서 다시 풍경들을 눈에 담으면서 한편으로는 아련하기도 했다. 그 시절이 그리운 마음도 들었다. 오랜만에 어린 시절 동네로 와서 산책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D+5~7(수술 후)

  • 통증의 양상이 조금 달라졌다. 아마 수술 부위를 덮고 있는 곱이라고하는 하얀 막이 조금씩 옅어지는 것으로 봐서는 상처 부위가 아물어가기 시작하는 것 같은데, 이 때문인지 통증이 다시 심해졌다.
  • 통증이 심해지니 진통제는 필수인 상태이다. 너무 자주는 먹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약이 마냥 좋지는 않을 것 같아서...
  • 내가 봤던 블로그 후기들에 비해서는 상처 부위 회복이 조금 빠른 것 같다. 그 이유를 고민해봤는데, 잘먹고 많이 먹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퇴원한 당일 부터 죽이나 빵, 우유, 단백질 음료 같은 것들을 일부러라도 더 많이 먹었다. 식욕도 있고 통증이 심하진 않아서 가능했다. 회복에는 특히 상처가 아무는 데는 잘먹는게 참 중요한 것 같다. 내 살이될 재료가 많으면 좋을테니까.
  • D+7 인 오늘은  일반식을 시도해보았다. 점심에는 잔치 국수를 가위로 잘라서 천천히 먹었고, 저녁에는 죽을 먹으면서 가족들이 시킨 족발 고기를 몇 점 먹었다. 역시 일반식이 훨씬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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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도선 수술 후, 긴 휴가가 시작되고 수술 부위가 많이 아프긴 하지만 진통제와 얼음물의 도움으로 잘 쉬고있다.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정말 온전히 마음 가는대로 휴식만을 취하고 있다.

눕고 싶을때 눕고 그러다가 자고, 일어나서 먹고 다시 누웠다가, 재밌는 영상들도 보고.. 달콤한 휴식이다.

 

올해 고생한 시간들이 길었던 탓인지 휴식이 더욱 달게 느껴진다.

육체,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시간을 보내면서 몇 가지 결심했던 것들이 있었는데, 이 달콤한 휴식에 나의 결심이 희미해지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쉴 땐 잘 쉬는게 중요하지만, 올해 휴식 시간이 적은 바쁜 시간들을 지내면서 마냥 길게 쉬는 것만이 잘 쉬는 건 아닌 것 같았다.

휴식에서 내가 추구하는 만족감을 꽤 온전히 얻을 수 있었을 때 잘 쉬었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그러면 쉬고난 후에 다음 일에 에너지를 쏟을 때도 더 나은 상태였던 것 같다.

휴식이 항상 어려웠던 내가 나름대로 고민해 얻은 결론 중 하나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긴 휴식 시간도 그렇다. 개인적으로 휴식 시간이 생산적일 때 만족감이 높았던 것 같다. 아마 연말에 하고자 하는 것들을 잘 수행하고 수술 부위 회복도 온전하게 해내면 잘 쉬었다는 생각과 함께 내년에 또 도약할 수 있는 에너지가 만들어 질 것 같다.

 

D+3, 4(수술 후)

  • 약국에서 사왔던 타이레놀을 통증이 심할때 한 알씩 복용해주니 살 것 같다.
  • 타이레놀 먹는 타이밍이나 얼음물, 아이스크림을 언제 먹을지에 대해 루틴이 잡히면서 익숙해져가고 있다.
  • 통증은 확연히 더 나아졌다는 생각은 안들고 여전히 아프다.
  • 목젖이 부어있었는데 아직도 원래보다 큰 상태이지만 오늘은 조금은 크기가 작아진 것 같다. 목젖이 커진 탓인 것 같은데 잘때 숨쉬는 통로를 방해하는 것 같다. 자세를 잘 잡으면 괜찮다.
  • 본가에 내려왔다. 수술 직후에는 혹시나 병원 갈 일이 생길까봐 집에 머물렀는데 조금 익숙해졌다고 느껴서 본가에 내려와 쉬고있다. 이동하는 시간이 길어서 조금 힘들었지만 확실히 편하다..!
  • 진통제를 먹어서 통증이 줄어들면 컨디션이 좋아졌다고 느껴서 누워서 쉬지않고 이런 저런 활동을 하게되는데 이게 몸에 무리가 가게 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방심하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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