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삶의 질
필라리 pilary
2023. 12. 17. 19:50
2023년 12월 15일 편도 제거 수술을 받았다.
학교 다니던 시절부터 지긋지긋했던 편도염에서 해방되기 위한 결심이었다.
유독 23년에 들어서면서 편도염이 더 자주왔고, 올해 일이 바빠지면서 휴식할 시간이 부족했던 것도 원인이 된 것 같다.
편도염이 오면 몸살이 동반되고 생활 리듬이 완전히 깨진다. 뭔가 의욕적으로 하려다가도 퇴근 후, 주말이 강제 휴식 기간이 되어버린다.
삶의 질이 굉장히 떨어진다.
온전한 삶의 질 보장을 위해 편도 제거 수술을 결심했고 23년 12월 15일 서울 아산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앞으로의 삶에서 온전한 컨디션으로 많은 나에게 중요한 일들을 잘 수행하기 나가기위해 꼭 필요한 수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D+0(수술 당일)
- 전신 마취는 처음인데 가스를 통한 마취였다. 수술대 위에서 안전 벨트를 두른 채 마취 가스를 마시도록 안내받는다. 약품 냄새가 잔뜩나는 가스였는데, 깊게 들이마시며 호흡하라고 해서 열심히 들이마셨다. 혹시나 마취에서 깰까봐...
- 수술이 끝나고 회복실에서 눈을 떴을때, 눈 뜨고 깨서 열심히 심호흡하라고 간호사들이 반복적으로 이야기했다. 마취로 쪼그라든 폐를 정상화하고 가스를 몸 외부로 빼내는 작업이라고했다. 열심히 심호흡했다. 옆에 같이 회복하는 환자들 중에 마취 가스에 취해 계속 일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았는데, 나는 생각보다 잘자고 일어난 느낌에 개운했다. 아직 통증은 심하지 않던 상태
- 입원 실에서 수액과 진통제를 맞으니 통증이 심하지 않았다. 미음을 맛있게 먹었고 별로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이렇게 괜찮아도 되나 싶었지만 밤이 되자 그런 생각은 싹 사라졌다.
- 평소 자던 시간이 있다보니 11시쯤 본격적으로 자려고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옆자리에 몸이 안좋은 분이 계셔서 새벽에도 간호사들이 와서 들락날락했다. 덕분에 나와 보호자가 계속 깼는데... 나는 잠을 못자서 힘들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
- 새벽에 자꾸깨는데 깨서 잠들기 전까지 좀 설레는 마음이 들었던 것 같다. 이제 편도가 사라져서 편도염에 고통받지 않을 앞으로가 기대되어서.